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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도 멘도 :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 / 전시 후기 / 그라운드 시소 서촌

펀치킹 2023. 12. 11.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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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시소가 선택하는 전시회들 느낌이 나쁘지 않아서 그냥 저냥 매번 찾아보고 있는데 문도 멘도 전시회는 지난 6월 30일 막을 열기 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구미가 당기지 않아서 얼리버드 신청도 안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던 건지.. 아니면 정말 윈터 프로모션으로 연말 고객들을 한번 더 끌어볼 심산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갑작스럽게 윈터 프로모션이라고 하면서 좋은 가격에 티켓이 나온 걸 확인하고 예매했다. 원가가 15,000원이고 윈터 프로모션으로 1인 9,900원에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윈터 프로모션 예매는 아래 링크에서 

 

문도 멘도: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 - 인터파크 (interpark.com)

 

인터파크 티켓

 

tickets.interpark.com

 

그리하여 찾아간 서촌. 디뮤지엄도 있고 힙한 전시회들 많이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뭔가 이번에는 힙한 감성이 부족하다.. 직감적으로 찾아오는 이 느낌적인 느낌 뭐지.. 그래도 윈터 프로모션 덕분에 서촌에 찾아올 수 있었다. 
 

나의 발걸음을 주저하게 만들었던 
루이스 멘도는 누구인가?

 

 

 

루이스 멘도는 1969년 스페인 살라망카에서 태어나 암스테르담, 마드리드 등 유롭 대도시에서 20년간 아트디렉터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8년 도쿄에 정착해 본격적으로 삽화가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의 섬세한 테크닉과 감성을 자극하는 그림체가 애플, 포보스, 뉴욕 타임즈 등 세계적 기업의 주목을 끌었고 도쿄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게끔 했다고 설명되어 있는데 아래 그림들을 보면 조금은 이해가 갈 수도 있을 듯.

 

 

 

 

그를 소개하기 위해서는 이런 도서관 같은 라이브러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워낙 낙서(?)같은 습작들도 많고 작품들도 많고, 연구를 방대하게 해서인 듯 하다. 하나의 대상을 여러 방면으로 연구한 그림들이 많았다. 표정과 몸짓, 밸런스가 조금만 달라져도 변화하는 대상의 감정을 연구한 티가 많이 난다. 만화가가 아니라 삽화가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뭔가 이모티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그림들도 있었다 
왼쪽의 화살표 인간을 만들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쳤다고 한다 가장 간결하고, 가장 정확하게 사람을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그가 보통 사용하는 것은 아이패드라고 한다. 아날로그 종이와 펜으로도 그림을 그리지만

아이패드를 3개나 가지고 있을 정도로 패드에 그리는 게 익숙한 모양이다

디지털화되어있는 그림들이라서 질감을 보는 재미는 조금 덜하지만 그만큼 그린 대상 안에 영혼을 불어넣으려는 시도가 보이는 그림들이었다. 

 

 

 

 

 

여러 도시들을 다니며 그 도시의 메인 테마를 담은 스카이라인 시리즈를 완성했다

이 섹션을 돌아보면서 약간 스타벅스 you are here 컬렉션이 생각났달까 ㅎㅎㅎ

스벅 you are here 컬렉션

 

 

도시 섹션 뒤로 관람객 참여형 전시가 이어진다

서울에서 가볼만한 곳을 적어서 추천해주는 식인데

읽어보니 다들 즐겁고 행복한 곳들만 적어둬서 보는 나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기분이었다

 

 

 

 

그의 그림을 보면 일본에 오래 살고 있는 스페인 사람, 혹은 일본 문화를 사랑하는 유럽인의 느낌이 녹아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외국인의 눈으로 바쁜 도쿄의 풍경을 바라보면 이런식이구나 라는 걸 느낀 그림들

 

 

 

 

 

 

말했다시피 디지털 파일로 제작된 그림들이라 LED를 이용하기도 더 쉽다. 아래 시티 라이트 섹션은 디지털 페인팅의 장점을 백분 활용한 섹션이었다.

 

 

 

 

 

멘도 아저씨의 그림들은 선이 거침이 없다. 얼마나 그림을 오랫동안 그려왔는지가 느껴지는 확신에 찬 선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 전체에서도 자신감이 넘쳐나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이 선을 긋겠다는 명확한 의지가 느껴지는 일러스트레이션. 하지만 결과물에서는 따뜻한 멘도의 시선이 느껴지는. 전반적으로 멘도 아저씨는 편안한 사람이구나. 까탈스럽고 고약한 느낌의 인물은 아니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다. 하지만 그만큼 자극적인 맛은 조금 떨어지는 면도 있었던 것 같다.

 

 

 

 

 

 

왜 이 전시회를 오고 싶지 않았을까. 분명 이유는 있었다. 포스터와 홍보를 통해 알려진 몇개의 그림이 그 사람 전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을 확 

그리고 아마도 내가 이 전시회의 깊이를 제대로 맛보지 못해서였을 수도 있지만 딱 그정도였다. 루이스 멘도가 그림 실력이 없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 애플, 포브스 등이 컨택해서 도쿄 대표 작가로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겠고. 그림이 나쁘다 별로다 라고 생각한 것도 당연히 아니고! 

 

 

그래서 그냥 '나랑 루이스 멘도가 안 맞다'로 결론지었다. 광기 어린 예술혼에 자기 귀까지 잘랐던 고흐와 가시 같은 그림을 그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뷔페 같은 이들을 매혹적이라고 느끼는 나에게 멘도 아저씨는 너무나 포근포근하기만 한 사람이었달까. 그의 선으로 잘 닦여진, 아름다운 세상이 사뭇 보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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